벨기에 사이클의 간판스타 로테 코페키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UCI 도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매서운 폭우와 미끄러운 노면 조건을 극복하고 여자 엘리트 개인도로 2연패를 달성했다. 우스터에서 출발해 취리히 호수 주변의 가파른 도심 서킷을 도는 154.1km의 혹독한 레이스 끝에 28세의 코페키는 젝셀로이텐 광장 결승선 스프린트에서 미국의 클로이 다이거트(은메달)와 이탈리아의 엘리사 롱고 보르기니(동메달)를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날 경기는 주중 열린 여자 주니어 경기 도중 낙차 사고로 끝내 숨진 18세 스위스 유망주 뮈리엘 푸러를 추모하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출발선에서의 묵념 이후 쏟아진 차가운 장대비는 취리히베르크슈트라세와 비티콘의 급경사가 포함된 취리히 서킷 4주회 코스를 극한의 생존 경쟁터로 만들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파상공세를 잠재운 침착한 레이스 운영

데미 폴레링, 마리안느 보스, 리안 마르쿠스를 앞세운 강력한 우승 후보 네덜란드 대표팀은 젖은 오르막 구간에서 연거푸 장거리 어택을 시도하며 코페키를 고립시키려 했다. 마지막 바퀴 비티콘 오르막에서 폴레링이 강력한 가속을 펼쳤을 때 코페키는 가장 가파른 구간에서 잠시 선두권과 간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코페키는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롱고 보르기니와 함께 선두 그룹에 재합류했고, 마지막 10km 구간에서 이어진 폴레링과 독일의 리아네 리페르트의 연속 어택을 모두 무력화했다. 취리히 호숫가를 따라 이어진 마지막 1km 지점에서 6명의 선수가 펼친 최종 스프린트 대결에서 트랙 경기에서 단련된 코페키의 폭발적인 스퍼트는 적수가 없었다.

“미끄럽고 위험한 빗길 위에서 치러진 너무나도 춥고 고된 레이스였습니다. 마지막 오르막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두 번째 연속 레인보우 저지를 향해 스프린트를 성공시킨 것은 꿈만 같습니다.”

벨기에 사이클 역사에 남을 세계선수권 2연패

2023년 글래스고 대회에 이어 취리히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코페키는 2012·2013년 마리안느 보스 이후 최초로 여자 엘리트 개인도로 2연패를 달성한 선수이자 역대 여섯 번째 연속 우승자가 되었다. 파리-루베 팜므, 스트라데 비안케, 유럽선수권 개인독주 우승에 이은 올 시즌 최고의 피날레다.

은메달을 차지한 클로이 다이거트는 개인독주 동메달에 이어 개인도로에서도 생애 최고의 역주를 펼쳤으며, 막판까지 공격적인 레이스를 주도한 롱고 보르기니는 통산 세 번째 세계선수권 포디움에 올랐다. 코페키는 다가오는 2025년 우먼스 월드투어 시즌 내내 영예로운 레인보우 저지를 입고 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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