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투표소가 일제히 문을 열면서 630만 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알프스 공화국의 향후 정치 지형을 가를 결정적인 국민의회(Nationalratswahl) 총선 투표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수도 빈에서는 향후 수주 동안 복잡한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오스트리아 의회 하원에 해당하는 국민의회 전체 183석이 새로 선출된다. 지난 5년간 오스트리아는 카를 네하머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국민당(ÖVP)과 베르너 코글러 부총리가 이끄는 환경주의 정당 녹색당의 사상 첫 연립정부가 이끌어 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그리고 지난 9월 중순 니더외스터라이히주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 사태를 겪었다.

경기 둔화와 9월 대홍수 여파 속 총리직을 둘러싼 치열한 3파전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국민당과 전직 내무장관 출신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이끄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이 초박빙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국경 통제와 유럽연합(EU) 대러 제재 비판, 생계비 부담 완화를 내세운 자유당은 창당 이래 처음으로 전국 총선 제1당 등극을 노리고 있으며, 안드레아스 바블러 대표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Ö)은 부유세 도입과 임대료 상한제, 공공 의료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베아테 마인를라이징거 대표가 이끄는 친기업 자유주의 정당 네오스(NEOS)와 녹색당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공산당(KPÖ), 맥주당 등 소수 정당들도 원내 진입 기준선인 전국 득표율 4% 돌파를 목표로 표심을 공략하며 향후 연정 협상의 '킹메이커' 역할을 노리고 있다.

“유권자들이 던지는 한 표 한 표는 시민들이 오스트리아의 경제 경쟁력과 사회적 결속, 유럽 내 리더십을 위한 입법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헌법적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합니다.”

복잡해진 연정 방정식과 판데어벨렌 대통령의 헌법적 역할

일요일 저녁 내무부의 현장 투표 및 역대 최대 규모의 우편투표 개표 결과 자유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하더라도 실제 집권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네하머 총리는 키클 대표가 참여하는 내각과는 절대 연정을 꾸리지 않겠다고 거듭 선을 그었으며, 사민당·녹색당·네오스 역시 자유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헌법상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연방 대통령은 의회 내 안정적 과반(최소 92석)을 확보할 수 있는 정당 지도자에게 조각권을 부여할 폭넓은 재량권을 갖고 있다. 현지 정치 분석가들은 네하머 총리의 국민당과 바블러 대표의 사민당이 대연정을 추진할 경우, 안정적인 의석 확보를 위해 자유주의 정당 네오스나 녹색당을 제3의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3자 연정'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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