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연방 하원은 23일(현지시간) 원주민과 아프로-멕시칸 공동체를 독자적인 법인격과 집단 권리를 지닌 '공법상의 주체'로 공식 승인하는 헌법 제2조 개정안을 찬성 492표, 반대 0표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여야 정파를 초월한 이번 결정은 1996년 체결된 '산안드레스 협약'의 정신을 국가 기본법에 완전히 반영한 역사적 쾌거로 평가된다. 지난 200여 년 동안 멕시코 헌정 질서는 원주민들을 스스로 자치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아닌 단순한 '공익적 보호 대상'으로만 간주해 왔다.

국가 보호의 객체에서 공법상 독립된 권리 주체로의 도약

새 헌법 규정에 따라 멕시코 내 68개 원주민 부족과 아프리카계 주민들은 자결권을 법적으로 보장받게 됐다. 자신들의 전통 관습에 기반한 자체 사법 절차 집행, 공동체 총회를 통한 지도자 선출, 고유 언어 및 신성 구역 보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개정안은 원주민 거주 지역 내 도로 건설, 광산 채굴권 부여 등 대형 국책·민간 개발 사업 추진 시 원주민들의 '자유로운 사전 통지 동의(FPIC)'를 의무화했다. 사업으로 인해 환경 영향이 발생할 경우 공정한 수익 분배와 복구 지원이 법으로 보장된다.

“이번 개정안은 역사의 부채를 청산하는 거룩한 결단입니다. 우리 민족을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한 멕시코의 주권자로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영토 수호권 확립과 연방 예산 직접 교부 제도화

재정 집행 체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개정안은 연방 및 지방 정부가 중간 행정기관을 거치지 않고 원주민 공동체 자치 기구에 직접 예산을 송금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각 마을은 교육, 식수 인프라, 의료 시설 건립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상원 비준과 주 의회 의결을 거쳐 발효될 이번 헌법 개정은 퇴임을 앞둔 정부의 핵심 개혁 성과이자, 원주민 권익 신장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제시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신임 대통령의 든든한 정치적 토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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