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천문학자들과 별자리 관측자들이 이번 주말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주기 혜성 C/2023 A3(쯔진산-아틀라스)가 태양에 가장 가깝고 위험한 지점인 '근일점(perihelion)'을 핵의 붕괴 없이 성공적으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태양으로부터 0.391천문단위(약 5,860만km, 수성 궤도와 비슷한 거리)를 스쳐 지나간 이 고대 오르트 구름의 방문객은 강렬한 태양 복사열과 중력 조석력을 견뎌내고 단단히 응축된 밝은 핵과 길게 뻗은 먼지 꼬리를 드러냈다.

2023년 초 중국 쯔진산(자금산) 천문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덜랜드의 소행성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 망원경에 의해 독립적으로 발견된 C/2023 A3는 약 8만 년 만에 처음으로 태양계 내부를 통과하고 있다. 올여름 일부 연구자들은 오르트 구름에서 처음 진입하는 혜성들이 흔히 겪듯 얼음 핵이 근일점 도달 전에 부서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으나 혜성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했다.

지상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포착된 장엄한 새벽 풍경

국제천문연맹(IAU) 산하 소행성센터(MPC)와 글로벌 관측 네트워크가 집계한 측광 데이터에 따르면, 이 혜성은 새벽 여명이 밝아오는 낮은 고도에서도 북두칠성의 주요 별들과 맞먹는 약 +2.0등급까지 꾸준히 밝아졌다. 남반구와 열대 위도 지역에 이어 이번 주말부터는 한국을 포함한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도 일출 전 동쪽 하늘에서 쌍안경과 망원 렌즈를 통해 5도 이상 뻗은 황금빛 꼬리가 잇따라 촬영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매슈 도미닉과 돈 페팃은 일출 직전 지구 대기광(airglow) 위로 솟아오르는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의 환상적인 타임랩스 영상을 촬영해 공개했다. 대기 감광이 없는 궤도 상공에서는 혜성의 코마와 먼지 꼬리 구조가 놀라울 만큼 뚜렷하게 나타났다.

“근일점을 온전하게 통과했다는 것은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이 이제 지구에서 10여 년 만에 관측되는 가장 밝고 장엄한 맨눈 혜성이 될 준비를 마쳤음을 의미합니다.”

전방 산란에 따른 최대 광도와 10월 저녁 하늘 관측 호기

C/2023 A3 혜성이 10월 첫째 주 태양과 지구 사이를 통과할 때 유럽우주국(ESA)과 NASA의 태양관측위성 소호(SOHO)에 탑재된 LASCO C3 코로나그래프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특히 10월 8일에서 10일 무렵에는 혜성의 먼지 꼬리가 태양빛을 역광으로 산란시키는 '전방 산란(forward scattering)' 광학 효과를 일으켜 밝기가 일시적으로 -1등급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어 10월 12일 지구로부터 0.47천문단위(약 7,060만km)의 안전한 거리까지 최근접한 뒤에는 일몰 후 서쪽 저녁 하늘로 빠르게 자리를 옮기며, 북반구 관측자들에게 2020년 니오와이즈(NEOWISE) 혜성 이후 최고의 밤하늘 혜성 우주쇼를 선사할 전망이다.

Sources

쯔진산-아틀라스 혜성 C/2023 A3 천문학 우주과학 오르트 구름 NASA 천체관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