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 지표가 8월 들어 뚜렷한 안정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치며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동월 대비 근원 PCE 지수는 2.7% 상승해 7월 수정치와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에너지와 식품을 포함한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에 머물며,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이 7월 2.5%에서 8월 2.2%로 대폭 둔화됐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연준의 공식 물가 목표치(2.0%)에 근접한 수준이다.

광범위한 물가 안정세와 주거비 압력의 본격 완화

세부 항목별로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혔던 주거비와 렌트비 상승률이 확연히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에너지 비용이 전월 대비 0.8% 하락하면서 미국 가계의 실질적인 체감 물가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

물가 둔화와 함께 가계 경제의 기초 체력도 견고하게 유지됐다. 8월 개인 소득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고,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질 개인소비지출도 0.1%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이 가라앉는 가운데 소비와 고용이 무너지지 않는 이 같은 지표 흐름은 미 경제가 침체 없이 안착하는 '소프트 랜딩(연착륙)' 궤도에 진입했음을 웅변한다.

“이번 데이터는 우리의 물가 안정 책무를 향한 대단히 고무적인 진전을 보여줍니다.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은 통화정책 재조정의 타당성을 뒷받침합니다.”

소비 심리 회복과 연내 통화 완화 로드맵 가시화

지표 발표 직후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고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50bp 추가 인하할 확률을 100%에 가깝게 반영하고 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통화 완화 사이클의 포문을 열었다. 물가 안정이 사실상 달성 단계에 접어든 만큼, 연준은 향후 고용 시장 방어에 초점을 맞추며 금리 정상화 행보를 이어갈 충분한 정책적 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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